미친 듯이 들고 흔들던 엉덩이를 힘없이 방바닥에 내려 놓을 때
나는 나를 향한 연민이.
나의 이 추잡함에,
나의 이 음탕함에,
나의 이 더러운 욕망에 도래질을 치면
갑자기 가슴 한 곳에 크다란 구멍이 생기면서
싸 아 하고 음습한 찬바람이 불어 온다.
한바탕 광풍 속을 헤집고 차가운 머리에서 내려오는 이성과
음부를 휘돌아 아랫도리를 쥐어짜서 창자를 비틀고
오장육부를 찢어서 명치까지 치밀고 올라와서는
뼈 마디 마디까지 파고드는 이 더러운 욕정이
뜨거운 가슴에서 서로 만나 충돌하는 그 언저리에는
씹어서 뱉지도 못하는 쓰고 모진 슬픔이 언제나 자리를 함께 한다.
…당신도…쌌…어…요 ?
매번 이 짓을 하면서도
시작과 끝이 어떻게…이렇게 다른 감정으로 다가오는지 알 수가 없지만
잦아진 숨결에 이미 뼈골에 박힌 골수까지 다 토해 낸 듯한 음부구멍 깊은 곳에서는
아직도 불꺼진 냄비 속에서
그냥 풀적풀적 하고 끓고 있는 호박죽처럼
손가락 끝에 마지막 애액을 뿜어내고 있다.
이제…
음부 구멍에 박혀 있는 손가락을 빼야하나 그대로 두어야 하는 우스운 선택을 놓고
또 한번 내가 미워진다.
당신은…이제 가세요. 수고하셨어요.
(삭삭 달그락) 야 아. 저리가. 너 정말. 이 좋은 기분 망칠래.
너 어 ? 그러다 창호지 문에 구멍만 냈다 봐라.
다시는 물 안 준다.
뭐 ? 물 ? 물 ?
아- 참 참. 내 정신 좀 봐.
내가 왜 이래. 그래 그래 미안하다
(이번에는 내가 달그락 달그락)
나 아∼나간다. 저리 비켜. 다친다. 문에서 비켜서란 말이야.
문고리에 진득한 애액이 묻어난다.
우당탕. 우당탕. 후다닥.
그래. 내가 너희들이 먹을 물을 떠 놓지 않았구나.
그래 그래. 미안하다.
얘야. 놈들이 또 왔냐 ? 예 아빠.
오늘 저녁에는 산골친구들을 다 데리고 왔나 봐요.
어머∼ 새끼도 두 마리나 데리고 왔어요.
왜…방문 앞에 와서 그래 ?
예. 제가 물그릇에 물을 떠다 놓는 것을 깜빡 했거든요.
그래 실컷 먹고 가게 물을 많이 줘라. 예에.
봄 가뭄이 너무 오래 가는구나.
온 산골이 말랐으니…
사람이고 짐승이고 물이 없으면 죽는 게야.
예.
마당 한편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깨어진 항아리에 물을 부어 주자
대 여섯 마리가 한꺼번에 머릴 처박고 물을 먹는다.
자∼ 많이 먹어.
난 그 옆에 쪼그려 앉아 새끼 한 마리를 안고 있는데
덩치가 제법 큰 놈이 납작하게 엎드리고는 긴 귀를 털면서
내 다리사이로 머리를 디밀고 들어 온다.
야 아∼넌 저리 가. 어딜 들어 와.
팬티가 없어…간지럽단 말이야.
(틀림없이 이 놈은 수놈일거야)
그 놈은 내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애액의 냄새를 맡았는지
자꾸 대가리를 디밀고 킁킁댄다.
다리를 벌리고 쪼그려 앉아 있어
더욱 벌어진 내 음부 앞에서 알랑거리는 그 놈의 부드러운 털에
덩달아 내 음부의 털이 우습게도 기가 막히게 간지럽다.
(살금 살금)
두 세 마리가 내 뒤를 돌아
발가벗은 내 엉덩이에 따뜻한 몸을 비비며
대가리를 처박으면서 엉덩이 밑으로 자꾸만 파고든다.
그이가 싸리문을 열고 조용히 나간다.
…언제 또…오시…겠어요 ?
음부 끝에 매달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대롱대롱 하는
한 방울의 애액을 털어 내기 위해 엉덩이를 흔들자
난 아직도 온몸에 남이 있는 마지막 욕정에
머리까지 흔들며 진저리를 친다.
야 아∼저리 가.
물 다 먹었으면 저리 비켜.
나 오줌 쌀 거야.
놈들은 내 서슬에 놀라서 후다닥 뛰고 절고 딩굴고 넘어지면서
동서남북으로 뿔뿔이 흩어져 어느새 산골짜기 숲으로 자취를 감춘다.
쏴∼아∼.
오줌은 땅바닥에 금방 움푹한 웅덩이를 만든다.
하얀 거품을 앞세우고 낮은 곳으로 흐르던 내 오줌줄기가
땅에 박힌 두서너 개의 작은 돌멩이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내 발치로 되돌아 와 신발도 없는 내 발바닥을 적신다.
발목에 튀는 오줌방울이
참…따뜻하다.
그이가 가다말고 돌아서서 허연 내 엉덩이를 보고 싱긋 웃는다.
아이. 부끄…러워요.
안녕히…가세요.
그런데…그이의 다리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왔을까…?
옷도 입지 않고…그냥 알몸으로…가시는 거예요.
내가 옷을 입혀 드리려고 했는데…이 놈들이…
그걸…그렇게 덜렁덜렁 매달고…
호호호.
미…안…해…요.
다음에…내가 부르면…또 오세요…네 에..
쿨럭 쿨럭.
늙은 애비의 마른 기침소리가
아무리 정성껏 닫아도 언제나 아귀가 맞지 않는 방문 틈새를 비집고 나와서
골짜기를 따라 귀신의 울음소리처럼 울려 퍼지면
마치 그 기침소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앞산의 부엉이가 장단을 맞추어 울어대기 시작한다.
산골의 밤은,
혼자 사는 늙은 애비의 한을 품고
속절없이 그렇게 점점 더 깊어만 가고
난…
그냥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산들거리는 봄바람이 도끼자국에 난 털을 간질이고 있는 것을
그냥………즐기고 있다.
하얀 안개꽃에 매달린 맑은 이슬처럼
새까만 털 끝에
오줌방울을 대롱대롱 매달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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